꽃 앞에 서면/강민경
UH 대학로
꽃길 따라가다
시든 꽃 앞에 서면 펄펄 날던
내 꽃 시절이 낯설었어요
애환을 떨쳐 내고 가슴으로 끓인 훈훈함으로
온몸을 감싸는데
애쓴 만큼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은
낮 선 이국땅이었어요
먼저 핀 꽃을 돌아보는 행렬에 쌓인
공존이 아름다울수록
바람에 날리는 꽃잎 같은 나
꽃 피운 어제나
꽃 떨구고 초라한 오늘이나 한결같은
짧고도 긴 세월
어둠 깨우는 별빛이었다는 후끈거림은
언제나 내 가슴속 보일러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