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Feb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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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바다에 떨어져

수평선은 잠을 리고

시간을 살라 먹고 늙어버린 태양이

산산이 부서지며 노욕을 토한다

 

두서넛 옷가지며 돗자리들이

파도에 걸려서 어둠을 줍는

황혼의 바닷가 백사장에는

분답던 사람들의 발자국만 남았다.

 

잃은 아이 쉬어 터진 울음이

엄마를 찾고

갈매기 지어 서산을 날고

늙은 노숙자 쉼터를 찾는다.

 

하늘은 낡아서 어둠은 가깝고

삶은 헛되이 흩어지려나

하나,

돋아나는 불빛을 따라 나방들이 날아들어

가로등 등불에 목을 매는데

 

금속탐지기 휘저으며

금붙이 줍는 사람들의 망태기에는

인사(人事) 고이고

젊은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