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 성백군
이른 아침
공원에 나와 산책합니다
풀잎에 맺힌 이슬이
일출에 멱감는지
잔디밭이 싱싱합니다
멀리서 가까이서 분주한
색깔들의 활기를 주목하다 보면
땅 하늘 초목 건물들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어제저녁 밤길에서는
사방이 캄캄하여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만
오늘 아침 빛 속에서 바라보니
시야로 사건이 가득합니다
내가 너무 잘 보여서
부끄럽지만, 한편
나도 빛으로 물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마음 설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