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8 18:40
외로운 별빛 - 이만구(李滿九)
한여름 밤 먼 데서 별 하나 진다
은하수 저편, 무슨 일 있기에
어두운 장막 헤치고 어디로 떠나는 걸까
처음 세상에 태어나 울던 기억도
어느 눈부신 날이었던가
하늘과 땅과 세상이 어렴풋이
보였으리라는 기억은 하나도 없다
우연한 날
밤하늘의 별을 헤다가
혼자 떠도는 그들의 운명처럼
세상에 남겨진 우리 인생도
남이 될 수 없는
각자 고립 속에 남겨져 있음을 알았다
떨어지는 별은 마지막 순간
탄생과 죽음은 빛과 어둠으로 통하고
광대한 어둠 속, 끝 저편
외로운 별빛은
홀로
희미한 시간의 기억만 남기고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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