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4
어제:
21
전체:
459,490


2004.08.02 15:33

안개 속의 바다

조회 수 901 추천 수 17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안개 속의 바다

 

                             홍인숙(Grace)

 



태양을 잃은 바다에도 파도 타는 사람들로

물결마다 흰 거품이 요란하다

잠잠히 흐린 날의 오수를 즐기는 물개들과

무리지어 속삭이는 바닷새들의 여유로움

 

"우린 지금 갈매기와 함께 칵테일을 마시고 있는 거야.

많은 바다를 구경했어도 싼타쿠르즈 바다처럼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곳은 없지.

이 바닷가에서 시를 쓰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네.“

바다는 원로 시인의 펄럭이던 코트자락과

선창가 카페에 남겨진 우수의 음성을 간직하고 있었다

 

큰 외침으로 파도가 쏟아진다

파도 타던 사람들이

일제히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솟구쳐 오른다

코끝을 스치는 해초 냄새에 현기증이 난다

 

바다는 어느새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후드득 떨어져 내리는 빗물 같은 서글픔

머리카락 사이로 싸늘한 바람이 환청처럼 스쳐간다

 

“이 바닷가에서 시를 쓰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28
109 높이 뜨는 별 홍인숙 2003.01.01 740
108 나목(裸木) 홍인숙(그레이스) 2006.01.14 740
107 시와 에세이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 홍인숙 2003.03.03 753
106 수필 새봄 아저씨 (1) 홍인숙 2003.05.31 758
105 시와 에세이 마주보기 홍인숙 2003.03.03 761
104 이별 홍인숙(Grace) 2010.02.01 769
103 사랑한다면 홍인숙(Grace) 2010.02.01 778
102 멀리 있는 사람 홍인숙(Grace) 2010.02.01 783
101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홍인숙(Grace) 2010.02.01 784
100 단상 마음 스침 : 고해성사 - 김진학 홍인숙(그레이스) 2005.03.09 794
99 오수(午睡) 1 홍인숙(그레이스) 2006.03.18 795
98 아버지 홍인숙(Grace) 2010.02.01 796
97 마음 홍인숙(그레이스) 2006.03.18 828
96 시와 에세이 바다로 가는 길 홍인숙 2003.03.03 833
95 단상 마음 스침 : 집 - 김건일 홍인숙(그레이스) 2005.03.09 834
94 그리움에 대한 생각 홍인숙(그레이스) 2006.03.18 842
93 시와 에세이 아버지의 아침 홍인숙 2003.04.23 843
92 쓸쓸한 여름 홍인숙(그레이스) 2006.08.26 844
91 시인 세계 내가 읽은 시집 / 함동진 홍인숙(그레이스) 2004.12.06 849
90 고마운 인연 1 홍인숙(그레이스) 2006.01.06 855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