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0 16:14
2020.10.10 22:51
시인이 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 연선 – 강화식
눈풀꽃(Snow drops) 루이스 글릭(Louise Gluck)-류시화 옮김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 할 것이다
나 자신이 살아 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대지가 나를 내리 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 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미국의 여성 시인 엘리자베스 루이즈 글릭(77)이 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컬럼비아 대학의 시창작반에 등록해 공부를 했고 현재는 예일 대학 영문학과 교수다.
미국 작가가 1990년대 이후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93년 흑인 여성 작가 토니 모리슨 이후 두 번 째다. 2016년 가수 밥 딜런이 있지만 그는 가수다. 여성으로서는 역대 16번 째 수상자다.
1968년 첫 시집 “퍼스트 본(First born)” 을 낸 글릭은 이후 미국 대표 시인으로 활동했다 1인칭 목소리를 내세운 독창적인 화법으로 죽음, 상실 거절 실패 치유화 회복 등을 노래했다. ‘야생 붓꽃(The Wild Iris)으로 퓰리처상(1933)과 국립도서상(2014)에다 2015년에는 국가 인문훈장도 받았다. 두 번 째 시집 ‘아베르노’ 는 고통과 트라우마 같은 삶의 문제를 자연에 빗대어서 자연이 주는 치유력과 삶의 복원을 노래했다. 세번 째 시집으로 ‘독(충)실하고 고결한 밤’ 등이 있다.,
노벨위원회 위원장인 안데르스 올손은 “유머와 재치로 가득한 솔직하고 타협하지 않는 목소리”라며 “깊은 상실감에서도 도약하는 급진적 변화와 재탄생의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총 열두 권의 시집과 엣세이를 냈으나 한국 변역서는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한 권도
수상자 총 상금 900만크로나(10억 9,000만원)와 메달 증서를 받는다.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도 다양성을 도모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여성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96년 비스와바 심보르스카(폴란드)이후 24년 만이다 21세기 들어서는 2011넌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스웨덴)시인이 유일했다.
한림원은 그의 시는 명징함으로 특정 지을 수 있다. 어린 시절과 가정생활, 부모와 남매들과의 친밀한 관계에 초점을 맞추곤 했다. 며 이번 수상으로 이어진 중심 주제를 설명했다. 고통스러운 가족관계를 잔인 할 정도로 정면으로 다뤄, 시적인 장식이 없이 솔직하고 비 타협적인 묘사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아울러 그는 시 속에서 자신의 꿈과 환상에 스스로 귀 기울이면서 누구보다 자신의 환상과 정면으로 대응 해왔다고 한림원은 논평했다.
*눈풀 꽃은 개인적 비극을 승화하고 명징한 목소리라고 했다.
글릭의 시에는 죽음을 상징하는 겨울이란 계절적 시어가 자연 세계로 등장한다
그 안에서 땅에 묻히지만 다시 봄은 오고 시인은 그 곳에서 인생의 죽음, 질병, 트라우마, 재난 같은 것들을 통과해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긍정의 씨앗을 발견하게 한다.
이 시에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내면서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와 같이 일상 속에서 지친 우리 삶을 추스르게 하는 강력한 시구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류시화 시인은 이 시를 ‘ 인생이라는 계절성 장애를 겪으며 잠시 어두운 시기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 라고 평가했다.
*글릭은 10대 시절 거식증으로 심하게 앓아 정서적인 혼란으로 7년 동안 심리 치료를 받으며 정상적인 학업을 받지 못했다. 시인에게 시는 ‘삶을 잃지 않으려는 본능적 노력’ 이었다. 그래서 그의 시집에는 이 시처럼 삶의 고독과 고통 속에서 소생하려는 생명의 의지를 표현하는 시가 많다.
*당신에게 노벨상은 어떤 의미냐? 라는 질문에 ‘모르겠다. 너무 갑작스럽다’ 라며 망설이다 ‘대단한 영광이며 제가 존경할 수 없던 수상자 몇몇과 진심으로 존경했던 수상자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하면 사고 싶은 집을 새로 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를 쓰는 사람이라 이렇게 솔직한 말을 했을까?
명징하다 – 사실이나 증거로 분명히(동사) 깨끗하고 밝다(형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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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인이고 여성 시인으로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반갑고 기쁜 일이라 생각해서 인터넷에 나온 글들을
종합해서 올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