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 흉내 >
고향 흉내 내느라
정성스레 텃밭 만들어
부추 심고 도라지 심고
배추씨도 무우씨도 흩뿌렸소
싸리 울타리인양
호박 순 잘도 내닫고
쇠철망이지만 아쉬운대로
오이순 마다 않네
마디마다 예쁘게 고개 내밀고
올망졸망 여기저기
앙징스레 맺혀서는 하는 말,
세상의 풍요를 혼자 다 탐하시는구려
하늘 아래 아무곳에서나
암, 그 말 맞는 말이지
나는 아주아주 행복하네
여기서도 고향 만들었으니
친구들도 불러 올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