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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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바다 외 2편

2021.04.29 14:44

정종환 조회 수:189

다니엘.jpg

 

사랑 때문에

 

나이든 소년은

궁금하다

새벽에 일어나

집 안을 다 뒤져도

온 동네 골목길

시장터

걸어다니며 살펴 봐도

빛은 보이지 않는다

산 속을 헤메며

만나는 동물들

미소짓는 꽃들

속삭이는 시냇물들

반짝거리는 조약돌들

넘치려는 바다

춤추는 풀들

산들바람에서도

빛을 볼 수 없다

지친 몸을 끌며

집으로 들어와

절망하는 마음으로

침실 창고 문을 열자마자

쓰러져 죽은 듯 잠을 잔다

얼마나 지났을까

악몽으로 울다

눈만 겨우 뜬다

그러자 문틈 사이로 들어와 있던 빛

입술에 닿는다.

 

빛은 어둠 속에 있었다.

 

 

얼마나 좋을까

 

자동차가 후진하는데

위험에 대한 경고음으로

"엘리제를 위하여"가

흘러나왔다

운전자였던 나는

너무 놀랐다

 

시도 글처럼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경고의 미

나의 시에도

그런 아름다움이 있다면...

 

 

기다림

 

어디서 오는가?

목련꽃 핀 하늘

고풍스런 건물들 사이

조용한 거리

강가 긴 의자

택시 승객 흥얼거림으로

오고 있는가

 

길 모퉁이 

가난한 가게

문 여는 소리

자전거 바퀴따라

신호등 교통표지판따라

오고 있는가

 

아니면 

구름 뒤

별빛 쏟아지는 밤

소리만 들리는

바다 잔 물결들 지나

낡은 강 위 다리를 건너

달력 숫자와 함께

오고 있는가

 

아니다

봄은 그렇게 오지 않는다

 

어머니 사랑으로

가슴에서 쉬고 있는

어린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 눈길 따라

벌써 와 있었다.다니엘.jpg

 

다니엘.jpg

 

다니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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