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2 22:32

가을 냄새 / 성백군

조회 수 178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냄새 / 성백군

 

 

길 가다가

한국 마켓에 들렸다

감 밤 대추 석류, 가을 냄새가 뭉클하다

그 냄새 꺾어 집에 가져오려고

이것저것 뒤척이며, 고른다

 

땡볕에 탄 것

바람에 멍든 것

가뭄에, 장마에, 시달려 겉늙은 것

벌레에 먹혀 쭈그러진 것

빼내고, 고르다 보니 남은 것은 몇 안 된다

이것 가지고는 너무 적어

가을 냄새 맡기도 쉽지 않다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1170 - 10012021

 

 

  • ?
    독도시인 2021.10.13 13:03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공감하였습니다
    저 역시 가을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하늘호수 2021.10.19 20:22
    감사합니다
    수확이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1. 독도수호 언택트 마라톤대회 / 천숙녀

  2. 시詩 / 천숙녀

  3. 희망希望 / 천숙녀

  4. 피그말리온 효과 / 천숙녀

  5. 괜한 염려 / 성백군

  6. 물봉선 / 천숙녀

  7. 유년시절幼年時節 / 천숙녀

  8. 내 삶의 시詩를 찾아 / 천숙녀

  9. 용궁중학교 친구들 / 천숙녀

  10. 벽화壁畫 / 천숙녀

  11. NFT / 천숙녀

  12. 나 좀 놓아줘 / 성백군

  13. 반성反省 / 천숙녀

  14. 벌거숭이 / 천숙녀

  15. 바닥보기 / 천숙녀

  16. 옥수수 / 천숙녀

  17. 구절초九節草 / 천숙녀

  18. 난전亂廛 / 천숙녀

  19. 메타버스 플랫폼 / 천숙녀

  20. 가을 미련 / 성백군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