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미련 / 성백군
강원도 산간지방에
올해 들어 첫얼음이 얼었다는 뉴스는
가을이 지나가는 발자국입니다
그냥 가면 될 텐데
걸음마다 여기저기 어수선합니다
길바닥에 나뒹구는 단풍 든 낙엽이나
언덕 위 머리칼 하얀 억새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바람에 나부낍니다.
전화 통화 끝에
손자가 할아버지 보고 싶다네요
살 만큼 살았으니 그러려니 하면 될 텐데
목소리를 듣다 보니 뒤돌아 봐 지고
눈망울이 물안개에 젖네요
웬 미련입니까
섬돌 밑 귀뚤이 운다고 세월이 안 가나요
가을을 지나가는 세상 나그네
발걸음 두드리며 설움에 젖어
흘러갈 이야기 한 자락 흘립니다.
1173 - 1017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