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성숙미 / 성백군
세상에
열매 다 내어 주고
단풍잎 떨구며 나목이 되어가는
집 안 감나무
까만 가지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힘이 있습니다
발가벗고도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당당합니다
삶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저 모습
아내를 먼저 보내고
혼자 지내던 손위 동서가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노구를 끌고 요양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어쩐지 미안해, 신에게 평안을 빌었습니다
올해는
일찍 첫눈이 내려
저 나목에
하얀 꽃이 피는 것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1176 – 1101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