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 성백군
엘리베이터 앞에 서야
마스크 안 쓴 걸 알고
후다닥, 집으로 들어가 쓰고 나온다
쓰고 침을 뱉고
쓰고 밥을 먹는다고 숟갈질을 하고
껌딱지처럼 달라붙는데도
여전히 습관이 되질 않는다
바이러스 잡는다고 마스크 쓰고는
사람 잡는 마스크라고 불평을 하니
마스크가 돌아버린 게 아닐까
살살 달래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서도 말을 함부로 해되니
그 말이 제게는 상처라고
길바닥에 버려진 마스크가
바람 부는 날이면 이곳저곳에서 일어선다
세상을 향해 삿대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