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積土) / 성백군
지난 봄, 장마에
떠내려온 토사(土沙)가
개천에 나라를 세웠습니다
빨간 꽃, 흰 꽃, 노란 꽃,
익을 대로 익은 잡초들이
머리에 면류관을 쓰고
승리의 깃발을 펄럭입니다
산비탈 흙
힘없다고, 파헤치고
만만하다고, 사람들이 함부로 대했건만
흙은 원수를 은혜로 갚았습니다
말씀으로 안 되니까
친히, 몸으로 보여주시는 창조주의 긍휼입니다
올가을에는 가난한 염소들의
넉넉한 목장이 되겠습니다
오,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욕심의 종이 되어 절망하기 전에
인류에게 회개를 강권하소서
1398 - 0620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