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
2007.04.08 01:43
얼었던 대지가
풀리기 시작하고
농부들의 일손이
바빠지기 시작할 때쯤
봄 아지랑이 이는
논둑을 따라
할아버지 뒷짐 지시고
곰방대 입에 물고
마을 앞 논
물 대려 가시면
앞서 가시는 할아버지
뒤 따라
어린 손자 놈 뒷짐 지고
할아버지 걸음 흉내 내며
제 흥에 겨워
논길을 걷는다
나도
내 손자 놈, 뒤 세우고
내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봄 기운 가득한
고향의 논길을
걸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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