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이기를 포기한 기러기들
2008.02.29 12:24
철새이기를 포기한 기러기들
사철 골프장 주위의 호수를 맴돌며
동아리를 틀고 늦은 봄 새끼를 친다
비료로 자란 골프장 풀 뜯어 먹고
화학 물질로 오염된 호수에서 놀다
가끔은, 골프 공에 맞아
비명 횡사하기도 하고
날개를 다치거나
한쪽 다리를 저는 놈도 있다
지저분한 배설물들
그린 위에 내 질러 놓고
골퍼들 욕
되 배기로 얻어 먹으면서
맑은 시냇물 흘러 들고
물고기 뛰노는 고향을 등지고
천덕꾸러기가 되었단 말이냐!
철새이기를 포기한 기러기들
고향 찾아 수 만리를 날아가던 강인함도
떼지어 펼치든 아름다운 군무도
막연한 그리움 키워주던 신비스러움도
모두다 간 곳 없고
인간의 주위에서 서성대는
천덕꾸러기의 가엾은 모습뿐
가을이면 반가운 손님으로 찾아와
봄이면 하늘 높이 날아
떼지어 고향 찾아 가던 너희들
너희들 보면서 어린 꿈 키우던 나
나는 지금도 고향 찾아 날고 싶은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날개를 접었느냐?
참으로 불쌍하고 어리석은 것들아!
요동치는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철새이기를 포기한 기러기처럼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사철 골프장 주위의 호수를 맴돌며
동아리를 틀고 늦은 봄 새끼를 친다
비료로 자란 골프장 풀 뜯어 먹고
화학 물질로 오염된 호수에서 놀다
가끔은, 골프 공에 맞아
비명 횡사하기도 하고
날개를 다치거나
한쪽 다리를 저는 놈도 있다
지저분한 배설물들
그린 위에 내 질러 놓고
골퍼들 욕
되 배기로 얻어 먹으면서
맑은 시냇물 흘러 들고
물고기 뛰노는 고향을 등지고
천덕꾸러기가 되었단 말이냐!
철새이기를 포기한 기러기들
고향 찾아 수 만리를 날아가던 강인함도
떼지어 펼치든 아름다운 군무도
막연한 그리움 키워주던 신비스러움도
모두다 간 곳 없고
인간의 주위에서 서성대는
천덕꾸러기의 가엾은 모습뿐
가을이면 반가운 손님으로 찾아와
봄이면 하늘 높이 날아
떼지어 고향 찾아 가던 너희들
너희들 보면서 어린 꿈 키우던 나
나는 지금도 고향 찾아 날고 싶은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날개를 접었느냐?
참으로 불쌍하고 어리석은 것들아!
요동치는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철새이기를 포기한 기러기처럼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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