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찬 시인의 '나-무'/이지엽

2006.02.02 22:51

김동찬 조회 수:972 추천:72

소나무,단풍나무, 참나무, 오동나무..... 촉촉하게, 푸르게 살아있는 동안은 나-무라 불리지 않는다 무슨무슨 나무일 뿐이다 초록색 파란 것, 말랑말랑 촉촉한 것 꿈꾸고 꽃피고 무성하던 젊은 날 다 떠나 보내고 나서 나-무가 되는 나무 나무는 죽어서 비로소 나-무가 된다. 집이 되고, 책상이 되고, 목발이 되는 나-무 둥기둥 거문고 맑은 노래가 되는 나-무 김동찬(1958-, 전남 무안) 나무는 살아서 초록의 푸르름을 준다. 그늘을 만들어 쉬게 해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죽어서도 자신을 기꺼이 헌납한다. 그러나 김동찬 시인은 나무는 죽어서 더 나무답다고 말한다. 집과 책상과 목발이 되어 다시 살아난다고 한다. 죽어서 더 빛을 발하는 게 나무라고 말한다. 약삭 빠르게 자신의 잇속만을 차리는 인간들아 죽어서 노래가 되는 나무를 보 아라. 이성부 시인은 '벼'를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피묻은 그리 움이라고 했던가. 오늘 시인은 다 떠나보낸 빈 자리 거추장스러운 이름을 버리며 더욱 견고해진 나무의 사랑을 쉽고도 다정하게 들려준다. 이지엽 (시인) 호남신문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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