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야구장에서

2003.02.27 23:14

김동찬 조회 수:302 추천:36

입구에서 받은 흰 수건을 들고 일어섰다.
오만 개의 작은 물결이 큰 파도를 만들어
우우우 밀어 닥치는 거친 숨결 푸른 해일.

작은 바람이 큰 바람을 만들고
큰 바람은 작은 바람을 틈 새 없이 쓸고 갔다.
이렇게 휩쓸리는 거야.
찬호 잘한다.
쥑인다, 쥑여.

그 때 문득 쳐다본 하늘에 날개를 얹고
감히 범하지 못할 아득한 하늘 길로
유유히 큰 새 한 마리 떠가고 있었다.

내가 지금 부서져 물방울이 되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제 갈 길만 가는 그대
목청껏 하얀 손수건 흔들고 불러 보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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