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2003.09.02 04:59
너의 누드를 그리고 싶다.
온 하늘을 취하게 하던
붉은 꽃이나
온 땅을 싱싱함으로 넘실거리게 하던
무성하던 이파리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던
탐스런 열매들
홀딱 벗고 다 줘 버리고 난
네 모습을 그리고 싶다.
까실한 손등이나
터진 뱃살
눈가의 작은 주름까지도
놓치고 싶지 않다.
잘리운 어깨 속의 나이테를 세노라면
따스하고 맑은 날들 사이사이
차라리 쓰러지고 싶은
혹독한 비바람과 살을 베던 추위도
어쩔 수 없이 속살로 굳어져 버린 것
보이고
이처럼 아픈 상처들도
노가리 안주처럼 버릴 것 하나 없다고
웃으며 어루만질 수 있는
네 넉넉함도 담고 싶다.
굵은 눈발 아래
마지막 한 방울 눈물까지도
다 벗어버리고 남은
단단한 사랑 하나,
꽃이나 풀이 아닌
비로소 나무로 꿋꿋이 선 너를
쉬 바래는 물감이나
곧 해지고말 캔버스가 아닌
잘 깎고 다듬은 가슴으로
가슴 속 깊이
새겨 넣고 싶다.
온 하늘을 취하게 하던
붉은 꽃이나
온 땅을 싱싱함으로 넘실거리게 하던
무성하던 이파리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던
탐스런 열매들
홀딱 벗고 다 줘 버리고 난
네 모습을 그리고 싶다.
까실한 손등이나
터진 뱃살
눈가의 작은 주름까지도
놓치고 싶지 않다.
잘리운 어깨 속의 나이테를 세노라면
따스하고 맑은 날들 사이사이
차라리 쓰러지고 싶은
혹독한 비바람과 살을 베던 추위도
어쩔 수 없이 속살로 굳어져 버린 것
보이고
이처럼 아픈 상처들도
노가리 안주처럼 버릴 것 하나 없다고
웃으며 어루만질 수 있는
네 넉넉함도 담고 싶다.
굵은 눈발 아래
마지막 한 방울 눈물까지도
다 벗어버리고 남은
단단한 사랑 하나,
꽃이나 풀이 아닌
비로소 나무로 꿋꿋이 선 너를
쉬 바래는 물감이나
곧 해지고말 캔버스가 아닌
잘 깎고 다듬은 가슴으로
가슴 속 깊이
새겨 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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