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봉에서 희망은
2005.03.08 01:36
사십도 중반을 넘어서
새삼스레 희망이라니.
이제는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땅끝에 서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희망봉인가
하지만 여기에서는
누구나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풍덩 물에 빠질까.
오던 길로 돌아갈까.
그래,
희망은 어쩌면 희망을 버리는 것.
먼지를 털어낸 주머니에
빈손을 꼭 찌르고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희망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빙 둘러 돌아가기로 마음먹는 것.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
남극으로 흘러가는 그 커다란 물줄기가 느껴지고
내 가벼운 몸뚱아리도
또 하나의 바다가 되어 몸을 섞으리니
희망은 아무래도
곡선이다.
바람에 팔랑 날아가는 모자를
그냥 웃으며 저 시퍼런 바다에 날려 보내는 것.
빈몸으로 돌아서더라도
웃음의 빈 자리
아연 햇살이 가득하다
새삼스레 희망이라니.
이제는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땅끝에 서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희망봉인가
하지만 여기에서는
누구나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풍덩 물에 빠질까.
오던 길로 돌아갈까.
그래,
희망은 어쩌면 희망을 버리는 것.
먼지를 털어낸 주머니에
빈손을 꼭 찌르고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희망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빙 둘러 돌아가기로 마음먹는 것.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
남극으로 흘러가는 그 커다란 물줄기가 느껴지고
내 가벼운 몸뚱아리도
또 하나의 바다가 되어 몸을 섞으리니
희망은 아무래도
곡선이다.
바람에 팔랑 날아가는 모자를
그냥 웃으며 저 시퍼런 바다에 날려 보내는 것.
빈몸으로 돌아서더라도
웃음의 빈 자리
아연 햇살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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