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 유머) 전문 도박사

2008.06.23 09:09

최정열 조회 수:166 추천:9

전문 도박사
 
늦은 저녁, 라스베가스의 작은 술집. 밤 하늘에 별들이 무수히 반짝이고 

약간은 옅은 안개가 피부에 감겨들고, 술 취한

사람들의 뼈 없는 농담이 웃음으로 이어지는 시간.

시름없이 앉아있는 술꾼들을 위해 들려오는 피아노맨의 연주.

오늘도 바텐더는 술잔을 수정처럼 깨끗하게 닦고는 

손님들의 술 주문을 받았다.

그때 문을 열고 다리를 절룩거리며 나타난 신사 하나.

바텐더는 그가 자리에 앉자 술을 뭐 마시겠냐고 물었다.

"글렌 피디치!"

바텐더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여태까지 십여년간 바텐더를 했지만

글렌 피디치를 찾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만큼 비싼 술이기

때문이다.

바텐더는 그에게 글렌 피디치 스트레이트 한잔을 따라주니 신사가

말한다. 

"그냥 놓아두게."

세상에? 그것도 한병을 통째로?

바텐더는 너무나 놀랐지만 혹시 이 사람이 마시고 튀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물었다.

"이거 굉장히 비싼 술인데요?"

그러자 신사는 주머니에서 백불짜리 뭉치를 꺼내 보인다.

바텐더는 그 돈을 보고 다시 놀랐다.

"선생님은 어떤 일을 하세요?"

호기심이 생긴 바텐더가 물었다.

"나는 전문 도박사일세."

"전문 도박사요? 에이, 아무리 그래도 도박을 하면 그 확률이 50대50일 텐데..."

그러자 전문 도박사가 말했다.

"난 확실한 것에만 도박을 한다네. 그러니까 꼭 이기지. 예를 들면 말일세

내가 내 이빨로 내 오른쪽 눈을 깨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에 50불 걸겠네."

바텐더는 히죽 웃으며 생각했다. 어떤 사람이 자기 눈을 자기 이빨로 

깨물 수 있단 말인가.

"좋습니다, 선생님. 여기 50불 걸었습니다."

그러자 도박사가 자기의 오른쪽 의안을 꺼내서 입에 물었다.

"자, 이 50불은 내 것일세."

은근히 놀라기도 했지만 기분도 나쁜 바텐더 졸지에 50불을 잃었다.

"또 다른 것을 해볼까? 내가 내 이빨로 내 왼쪽 눈을 물 수 있다에

50불을 걸겠네."

바텐더가 생각해 보니 그가 멀쩡하게 걸어들어왔고 한쪽 눈이 의안이니

다른 쪽 눈도 의안이면 장님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좋습니다, 선생님. 할 수 없다에 50불 걸었습니다."

그러자 도박사가





























자기의 의치를 꺼내서 왼쪽 눈을 물었다.

졸지에 100불을 날린 바텐더 기분이 상당히 나빠졌다.

그래서 이 도박사를 한번 골려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도박사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도박사는 바텐더에게 100불을 따더니 말했다.

"이곳에도 도박장이 있나?"

바텐더가 별도의 도박실이 있다고 하니까 도박사는 술병을

들고는 그리로 들어갔다.


한참을 안에서 있으니 바텐더는 그가 무엇을 하나 하고

한번 가보았다. 그랬더니 도박사는 포커는 치지 않고

그저 구경만 하면서 술만 마셨다. 술병도 어느새 바닥이

날 정도로 취했다. 바텐더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는

도박도 안할 사람이 왜 도박실에 들어가 있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 후에 그 도박사가 비틀비틀 거리면서 도박실을

나왔다. 그는 얼마나 취했는지 제대로 걷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그가 바텐더 앞에 오더니 말했다.


"여보게, 내기 한번 더 안할 텐가? 내가 이 테이블 위에 올라서서

한발로 자네 뒤에 있는 빈 병에 오줌을 쏴서 한 방울도 떨어뜨리지

않고 집어 넣는다에 오백불을 걸겠네."



바텐더가 그 말을 듣고 눈동자를 굴렸다. 제대로 설 수도 없는 

사람이 한발로 테이블 위에 서서 저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빈병에 오줌을 싸서는 한 방울도 떨어뜨리지 않고 넣겠다?



그것은 그야말로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다.

"다만 자네가 빈병이 쓰러지지 않게 꼭 잡고 있어야만 하네."


바텐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선생. 오백불입니다."

바텐더는 아까 진 것도 있고 또 질까봐 불안하기도 했지만

절대로 그것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돈을 걸자 도박사가 비틀 거리며 테이블로 올라가는데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 그러더니 그 곳에서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발로 서지도 못하고 빈병을 향해 오줌을 싸는데 한방울도 

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바텐더의 얼굴이며 머리며

또한 옆에 선반까지 모두 오줌 칠갑이 되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바텐더가 깔깔 대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번에는 내가 이겼습니다, 선생. 오백불은 내 것이지요."

그러면서 바텐더가 오백불을 챙겼다.

"전문 도박사라더니 뻥이었네... 클클클. 사백불 벌었다."

바텐더는 깔깔대며 웃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중얼댔다.





그런데 도박사는 다시 도박실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바텐더가 이상해서 뒤를 따라갔다. 그랬더니????










도박장 안에 있던 사람들이 전문 도박사에게 한 명당 천불씩

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 명이 하는 말.




"세상에, 어쩌면 그렇게 할 수 있어? 저 깐깐한 바텐더가

오줌을 뒤집어 쓰고도 그렇게 깔깔대며 웃다니.

내 참, 이렇게 허망한 내기는 또 처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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