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를 다녀 와서

2004.09.20 04:02

김형출 선생님 조회 수:299 추천:33

벌초를 다녀와서

지금 온 몸통이 천근만근 움직일 때마다 비명을 질러 됩니다. 일 년 분 운동을 이틀에 완료하고 보니 운동량 과다로 땀도 일 년 분을 흘리고 이틀 시골여행을 마치고 오늘 새벽 1시 30분에 집에 도착했다. 몸은 피곤해도 마음만은 개운합니다.
초가을의 시골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하늘에 별도 볼 수가 있었고 손톱 같은 초승달이 황석산 마루에 걸려 빠끔히 나를 바라보는 산 그림자는 귀뚜라미소리와 풀벌레 노랫소리와 화음을 맞춰 공연을 한다. 내 앞을 날아가는 반딧불 꽁지에서는 초록의 형광불빛 바람을 가른다.
밤에는 기온이 내려가 몸이 움츠려지고 새벽잠에서 깨어났다. 들녘에는 풍년이라도 예고하듯 누렇게 익어가는 나락은 가을바람에 살랑댄다. 장산불 산소에 오르는 들길, 산길에는 이름 모들 들풀과 들꽃으로 풀냄새가 나의 코를 자극한다. 뚝 떨어져 있던 알밤은 다람쥐를 기다리다 지쳐있다. 이빨로 껍질을 벗겨 알밤을 입안에 넣고 우물거리면 구수한 맛이 온몸에 가득하다. 맑은 공기, 한가로운 시골마을 사이로 흘러내리는 지우천은 제법 많이 내렸던 비로 인해  더러운 물은 다 쓸려갔고 옛날의 깨끗하고 맑은 1급수로 변해 있었다. 냇물이 좀 차가웠지만 퐁당, 시원했다.
이런 풍경을 혼자 본다는 것이 너무나 아까워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작가 분들에게 이런 멋진 풍경을 함께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름에는 행락객이 많아 그렇지만 요즈음 고향은 너무나 조용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데 꼭 한번 저의 고향을 여러 작가님과 함께 구경하기를 희망해 본다. 용추계곡의 수렴한 산수, 기백산, 황석산, 금원산의  웅장한 산새, 그리고 아무리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은 고향의 생 막걸리(탁주)

낮에 고향 친구와 낮술을 한잔했습니다. 안주는 황석산줄기 및 기백산줄기에서 채집한 송이버섯으로 한잔했습니다. 참기름소금장에 생송이버섯을 길쭉하게 썰어 소주 한 잔 마시고 생송이버섯을  안주로 씹고 참 좋다.  술맛 나네. 다음은 호박잎을 잔뜩 넣은 다슬기탕,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맛과 수제비의 그 맛은 옆에 사람이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희한했습니다. 물론 전 공짜로 마시고 먹었습니다. 친구와 돈을 내밀고 서로 씨름을 수분 동안 했습니다. 제가 워낙에 공짜를 좋아합니다. 친구는 빚으로 장부에 올린다 했습니다
문우님, 즐거운 시간 되시고 늘 행복 하십시요
김형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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