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여인아!

2005.06.09 00:50

박동수 조회 수:307 추천:29










서울 태릉(문정왕후)앞에선 노송




        그대 여인아!




        (태릉 문정왕후 묘 앞에서)


        세월은 어디로 가는가.
        억센 여인의 앞에
        수천만의 넋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든
        그 긴 세월이
        榮華로 찬란했건만
        세월을 쫓아갈 수 없어
        삶을 구걸 못한 체
        어두운 땅속에서
        나비 같은 꿈으로 사는
        임이여.
        그토록
        다시 돌아오고 싶은
        이 세상은 그대를 잊은 지
        수백 년이 가버리고
        오직 남은 것은
        그대 묘 앞에 세워둔
        바람에 닳아진
        돌 비석뿐이리.

        내 비록
        생명이 남아있어
        여기 그대 앞에 살아
        서 있건만
        흙이 되어 말라버린
        핏빛 가슴속 언어를
        들을 수 없음은
        세월이 어디론가
        그대 앞서서
        멀리 가버린 탓에
        그대와 대화할 수 있는
        언어를 잊었음이니
        그러나
        저 높이 서서 수백 년을
        그대를 지켜본 노송은
        그대의 소리를 듣고
        있으리라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

        인생무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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