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감상

2006.09.22 08:20

구름나그네 조회 수:227 추천:42

우리 서정시의 오솔길 (3)  


노 송(老松)--백선영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노송 한 그루
언제나 그 자리에서
고향 가는 길을 가리키고 있다

물고기 비늘
노송의 껍질에서
해조음이 부서지고
치대는 물소리에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젖어있다

아버지의 붓끝에 돋던
송연(松烟) 내음
가슴속 깊이 파고들어
수묵으로 짙어진 허리에
해마다 소원 하나씩 감기고 있다


산 아래 산다--백선영

하늘은
해와 달
별들과 더불어

위에 살고

아버지는
물과 흙
나무가 되어

속에 사시고

우리들은
해와 달의 메아리
떨어지는 별똥별을 세며
하늘을 이고

아래 산다


---만리의 타국땅에다 아버님의 유해를 묻어놓고 흘러가는 세월 따라 애틋한 마음을 노송의 나이테에다 그려넣고 있는 시심이 고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가슴 짠하게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또한 '산 아래 산다'는 그 간결명료한 시행 안에다 우리들 존재의 근원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서정적인 메시지를 진하게 전해주고 있는 가작이기도 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5 막심( 莫甚 ) 1 タカシ 2006.10.08 328
214 나무집 무덤 ( For Painter Sakamoto ) -서경시 タカシ 2006.10.07 612
213 여름 꽃잎 タカシ 2006.10.07 303
212 밤하늘은 안다 임영준 2006.10.06 262
211 어느덧 추석이네요 구름나그네 2006.10.04 199
210 정각 종소리(正刻の鐘の音)/행복한 추석되세요 タカシ 2006.10.04 465
209 Spring stars 1.2.3.4. タカシ 2006.10.04 302
208 멎은 시간 (모든 죽은이를 위하여) タカシ 2006.10.02 455
207 새모시엄마의 속살은 파도입니다 タカシ 2006.10.02 1147
206 평화 タカシ 2006.10.01 284
205 추억을 위하여 유화 2006.09.28 234
204 아직도 내 별은 없다 임영준 2006.09.26 232
» 명시 감상 구름나그네 2006.09.22 227
202 백선생님, 오랜만입니다 구름나그네 2006.09.21 239
201 기다림 유화 2006.09.20 294
200 매미 b.c 2006.09.09 223
199 인생 유화 2006.09.01 228
198 별을 먹던 아이 b.c 2006.08.30 223
197 가을 그대 임영준 2006.08.29 236
196 명왕성 유화 2006.08.25 212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4
어제:
61
전체:
479,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