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伐草)

2010.11.28 17:02

청학 조회 수:286 추천:47







        벌초(伐草)


        글 : 박동수


        한식인지 추석인지
        감이 익고 석류가 익어
        벌어지는 어느 날
        철 늦은 나이에
        산소를 찾아 풀을 베고
        이빨 없던 아버지 생각에
        마음속으로
        붉은 홍시하나 놓고 돌아섰다

        살아생전
        그리 애틋하게 살핀 적 없는
        무심한 마음에도
        달콤한 홍시 맛은 어찌 알았을까
        울컥한 뜨거운 눈시울
        삼켜버린 채
        산에 두고 온 뭉클한 생색

        석류 알처럼 붉어진
        가슴속에
        쓰고 달고 시큼한 맛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을 알았다


        20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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