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여! 땅이여!

2005.09.19 22:33

박동수 조회 수:207 추천:27










        하늘이여! 땅이여!



        글 : 박동수

        하늘은 말갛게 얼어 버렸다.
        멀어져 간 천국의 소리
        들리지 않네.
        열기 품고 사는 긴 부리 불새라도
        쪼아대면 행여
        유리처럼 부셔질지 모르지만
        언 하늘은 답답하다.
        흩날리는 불확실성
        대지는 회색으로 펼쳐지고
        차디찬 언 하늘과
        맞 닿아있네.

        가끔은 피뜩피뜩
        떨어지는 빗방울
        피 빛으로 울고
        어쩌다 화살처럼 날아온
        언어(言語)의 비수
        얼어버린 하늘 한 모퉁이를
        뚫어대는 듯 했지만
        어느새
        가슴 빈약한 영들을
        깔아뭉개고 앉은
        차가운 부정의 시선에
        까만 안개가 되어
        어느 못난 호수 속으로 사라지고
        방탄조끼 같은 거짓들의
        냉소 속에서 화살은 녹아
        핏물처럼 흘러내린다.

        저 냉소적 하늘은
        언제 엿물처럼 녹아 내려질까?
        팔딱이는 작은 새들은
        솜털까지 얼어붙어서 떨고
        지혜의 넋들의 눈물조차
        얼어 굳어진 회색의 땅
        언제 별들이 주루룩 쏟아 내리는
        푸른 하늘이 오려나.
        펑펑 쏟아져 봐라
        쇳물처럼 뜨거운
        장대비 같은 거라도
        후두두 떨어져 봐라
        장작불에 달구어 태운
        작은 새떼의 몸뚱어리라도
        가슴속의 불길을 뿜어
        제 몸 불사르는 불새라도
        때로 몰아오려무나.

        얼어버린 하늘을 녹일 수 있다면
        새로운 창조이리라.
        회색빛 공간을 질주하면서
        뜨겁게 사르고
        새로운 태양이 솟아
        머무르게 하려무나.
        천년을 돌부처처럼 앉았어도
        숨 가쁘지 않은 맑은 소리들
        눈물이 없는 마른 눈
        의미모를 잔잔한 미소뿐이어도
        가슴속 마음들이 싱그러운
        녹색으로 되어 진다면
        얼마나 평화로울까
        이 회색의 세월
        하늘이여, 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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