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월령가 서문을 들고 왔습니다
2007.07.26 08:21
이 농가월령가는 우리 모두의 풋풋한 고향 이야기들이다. 우리 선조들의 농경생활상과 전래풍속도가 파노라마하게 그려진 대-서사극이 아닐 수 없다. 우리들에게 요즘 많이도 퇴색돼버린 고향에의 정서와 전통사상의 뿌리를 되살려낼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관심 속에 뽑아옮겼다. 가사문학의 가락과 시대적 배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용은 다소 첨삭하여 아름답게 재구성해 낸 것이다.
달아달아 밝은달아 이태백이 놀던달아
저기저기 저달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이러한 소박한 서정으로 노래하며 살았던 우리네 선조들은 둥근달을 쳐다보고 애환을 달래며 꿈을 그리곤 했었는데, 저기저기 저 달 속에 그러한 선조들의 얼이 담겨있는 것 같아 옷깃을 여미게 된다. 그렇게 힘들여 일하면서도 늘 헐벗고 굶주려야 했던 선조들의 삶이 가슴을 치는가 하면, 한편으론 그분들의 소박한 서정과 그때의 그 평화로운 정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기도 한다.
가난한 자에게 복이 오나니, 힘들고 어려움 속에서도 별욕심 부리지 않고 담박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생활의 즐거움과 삶의 보람이 훨씬 크게 다가와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보람과 행복은 언제고 떳떳한 땀방울에 정비례하여 다가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여기서 새삼 실감하게 되리라 여겨진다.
우리 겨레의 온화한 정서와 근면성실한 품성은 오랜 농경사를 거쳐 길러져 온 것으로서, 이러한 고전을 통해 농경생활에 뿌리한 우리들의 정서와 사상을 되살려낼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으로 이 글을 정리한다. 또한 집집마다 마당귀나 베란다에다 한 평의 푸성귀밭을 일구어 농심의 정취를 누려 보시기 바란다. 한 그루 고추나무에서 우주의 질서가 열려오기도 하고, 조그만 옹달샘에도 해와 하늘이 다 담기는 여유와 운치를 누리게도 될 테니까 말이다.
지리산 성짓골에서 구름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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