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힌 못
2005.08.19 02:29
뽑힌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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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영
언제부터인가
비어있던
낡은 목조가옥
헐리기
시작했다
문지
도리에 박힌
못들을
뽑아내고
문부터
떼었다
지붕
그리고
벽과 기둥도
같은
세월을 견디고
서로
일으켜 세웠던 지체들
허물어져
내린다
깍지
끼었던 가느다란 손
떨리는 온기
속에
멀어지는
기억으로
뒹굴고
있는 무용(無用)
땅
바닥에 떨어진 상한 손
시퍼런 녹이
푸석푸석
흙으로 녹아
새로운
몸을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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