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풀

2008.08.23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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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풀 (地下室의 이슬의 序詩)


나는 높이 자란 풀 속에서 속삭였다.
"내가 만일 새라면, 꽃밭의 방랑자가 되겠네.
한밤 나뭇가지 위의 가난한 새에게도 내 숨결이
부드러이 스며들도록 大氣에 내 숨결을 浪費하며  
가난한 새의 여린 어깨에 묻은 부스러기 먼지조차
나의 體臭로 味覺에 파묻히도록 그지없이 다정하겠네.
새벽에 푸른 꽃이 피어나면 작은 새의 붉은 心臟이
나의 愛情어린 꿈을 꾼 기억에 깃털 하나 까딱 안할까?
아니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날개만 비벼대겠지?"  

모호한 꿈 끝에서 이슬이 솟았다.
변덕스러운 달은 어둑한 구름 사이로 사라지고
웃음소리가, 사라진 달의 웃음소리가 퍼지는데
새벽은 공포의 그림자처럼 어둡지만, 조용한 대기를 뚫고
동녘에서 붉은 태양이 배 한 척처럼 떠오르는데
아하! 태양에 사공이 없구나.
내가 용기를 내어 태양에 타고 돛을 펼쳐볼까?
하지만, 태양까지 갈 여비도 담보물도 없구나.

大氣 안의 헛된 것들이 내 貯蓄을 앗아갔으니,
흙 속으로 은퇴를 할까, 도망을 갈까?
"아,浪費를 이해하자면 아리는 窮乏이 必要하네"
가만, 나는 가슴이 싹트는 소리를 듣는다.
아하, 작은 새야, 차라리 나를 풀이라 불러다오.
꽃밭으로 가려는 풀이었지만 나는 들어가지 않았다.
하긴 초대조차도 받지 않았지만.

그리고 나도 꽃밭을 초대하지도 않았다.

회색 구름이 비껴가고 大氣가 상념에 잠기더니
물방울이 떨어진다. 누가, 누가, 나 같은 웃음거리와  
쓸모없는 수수께끼에 눈물을 흘리는가?
무슨 상관이랴? 하지만 무지한 나도 이런 말을 중얼거린다,
"創造主여 용서하소서. 主여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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