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신재시인의 모든시를 영역한 것이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www.newlifeforum.us/xe/index.php?mid=poetryboard&category=3717
제목이 굵직하게 된 시는 영역한후 유튜브에 비디오로 올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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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따뜻한 날"
차신재
창으로 들어 온 햇살이
거실바닥에 흥건한 한 낮
병든 시아버지 발을 씻긴다
겹겹이 쌓였던 각질이
따끈한 물속에서 풀어지듯
멀어졌던 기억이 줄줄이 밀려 나온다
제가 누구예요?
내 며느리
아버님 똑똑하시네요
더 똑똑해 볼까?
이쁘고 똑똑한 내 큰며느리, 하하하
와! 우리 아버님 정말 똑똑하시네요
치매증세를 넘나드는 중에도
오늘은 유난히 맑은 정신으로
5년만에 만난 며느리와
농담을 주고 받는 시아버님
이 순간이 고마워 목이 메인다
유순한 눈길로
며느리의 손길을 지켜보는 시아버지와
죄스럽고 안스러운 마음으로
여윈 발등을 닦고 있는 며느리
바라보는 아들의 눈길이 따스하다
덕지덕지 쌓였던 각질이
따뜻한 물속에서 풀어지듯
그리움에 찌든 가슴이
햇살 속에서 풀어지는
어느 따스한 겨울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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