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신재시인의 모든시를 영역한 것이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www.newlifeforum.us/xe/index.php?mid=poetryboard&category=3717


제목이 굵직하게 된 시는 영역한후 유튜브에 비디오로 올려졌습니다.

어느 따뜻한 날

차신재 2015.07.22 16:45 조회 수 : 238


"어느 따뜻한 날"  
            차신재

창으로 들어 온 햇살이
거실바닥에 흥건한 한 낮
병든 시아버지 발을 씻긴다

겹겹이 쌓였던  각질이
따끈한 물속에서 풀어지듯
멀어졌던 기억이 줄줄이 밀려 나온다

제가 누구예요?
내 며느리
아버님 똑똑하시네요
더 똑똑해 볼까?

이쁘고 똑똑한 내 큰며느리, 하하하
와! 우리 아버님 정말 똑똑하시네요

치매증세를 넘나드는 중에도
오늘은 유난히 맑은 정신으로
5년만에 만난 며느리와
농담을 주고 받는 시아버님
이 순간이 고마워 목이 메인다

유순한 눈길로
며느리의 손길을 지켜보는 시아버지와
죄스럽고 안스러운 마음으로
여윈 발등을 닦고 있는 며느리
바라보는 아들의 눈길이 따스하다

덕지덕지 쌓였던 각질이
따뜻한 물속에서 풀어지듯
그리움에 찌든 가슴이
햇살 속에서 풀어지는
어느 따스한 겨울날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 봉숭아 [1] 차신재 2014.10.01 75
128 풍경 소리 [1] 차신재 2014.10.01 82
127 할아버지의 성묘 [1] 차신재 2014.10.01 94
126 산타모니카 에서 [1] 차신재 2014.10.01 57
125 헛소문 [1] 차신재 2014.10.01 53
124 도산서원 [1] 차신재 2014.10.01 53
123 동백꽃 [1] 차신재 2014.10.01 69
122 쑥부쟁이 [1] 차신재 2014.10.01 67
121 섬진강에 떠 있는 봄 [1] 차신재 2014.10.01 54
120 영산홍 [1] 차신재 2014.10.01 80
119 새벽 공원에서 [1] 차신재 2014.10.01 62
118 어머니의 장독대 [1] 차신재 2014.10.01 71
117 사막의 선인장 [1] 차신재 2014.10.01 190
116 바위섬 [1] 차신재 2014.10.01 86
115 메아리 [1] 차신재 2014.10.01 104
114 전율 [1] 차신재 2014.10.01 97
113 그 빨간 토마토 [1] 차신재 2014.10.01 115
112 풍경화 한 폭 [1] 차신재 2014.10.01 90
111 대나무 숲에서 [1] 차신재 2014.10.01 157
110 두고 온 여름 [1] 차신재 2014.10.01 86

회원:
4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53,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