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숨쉬는 강
2005.12.07 10:44
강 성 재
늪은,
강이 그 혼으로 사랑하여
아로 새기는 연인
기왕에 흐르는 강
내가 늪이되어 섰다해서
고작 나 하나 품지 못하랴
눈꽃 처럼 피어 오르는
물안개 딛고 서서
내 삶의 모두
내 기억의 모두마져
물살에 지워 버리고 싶은 날
돛단배 띄워놓고
차디찬 물결에 나를 실어
뱃전에 부서져
생채기난 아픔에 눈물 흐르듯
어디선가 들리는
새 소리, 단풍든 숲의 숨 소리
진실하기 조차 힘겨운
비틀거리는 삶을
머리감듯 씻어 내리고
매양 서럽기만 하던 소망은
강의 숨결로 잦아들때
하기사, 숨쉬기조차 어려워
의지하고 선 고목나무 하나
뿌리는 강속에 잠겨
물살에 흐르더라도
이제, 속살 드러낸 여인 만큼이나
부끄러운 내 기억의 의미를 손질하며
기왕에 내가 숨쉬는 강
촛불 하난들
밝힐 수 있다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 | 수령 500년 고사목 [1] | 강성재 | 2010.09.23 | 718 |
19 | 13월의 산책 [2] | 강성재 | 2009.12.21 | 724 |
18 | 인생 | 강성재 | 2010.08.21 | 726 |
17 | 빈집 4 | 강성재 | 2010.10.10 | 733 |
16 | 여우비 내리던 날 [1] | 강성재 | 2010.09.17 | 762 |
15 | 봄, 또 이렇게 | 강성재 | 2011.02.18 | 763 |
14 | 아내 생일날 [3] | 강성재 | 2010.06.14 | 773 |
13 | 막걸리가 마시고 싶다 [2] | 강성재 | 2012.10.11 | 782 |
12 | 칼슨(Carson)의 겨울 | 강성재 | 2010.11.13 | 788 |
11 | 심산계곡에 집 한 채 짓고 | 강성재 | 2010.08.19 | 803 |
10 | 산 꼭대기 옥탑 방 | 강성재 | 2010.11.13 | 821 |
9 | 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 | 강성재 | 2009.12.29 | 826 |
8 | 그대앞에서 | 강성재 | 2009.10.14 | 899 |
7 | 바람소리에 | 강성재 | 2011.02.18 | 900 |
6 | 빈집 5 | 강성재 | 2011.03.09 | 921 |
5 | 바다여 | 강성재 | 2009.10.11 | 922 |
4 | 비망록 2010 [2] | 강성재 | 2010.11.14 | 928 |
3 | 막차 [4] | 강성재 | 2010.02.07 | 941 |
2 | 님이시여 이제 영원히 평안 하소서 [1] | 강성재 | 2011.06.22 | 978 |
1 | 아내의 기도 제목 | 강성재 | 2013.10.16 | 80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