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2005.12.07 11:08
강 성 재
마지막 남은 그리움 하나
상념은 꼬리뱀 처럼 기어나와
초라한 제 모습에 놀라고 있다
하현달은 밤새
서산 마루에서 기웃 거리다
만월로 다시 오를것이다
쓰다가만 편지는 늘
바람이되어 가버리고
한편의 시를 쓰다가
구겨버린 종이위엔
언제나 눈물자국 가득해서
이제는 낙엽되어 떠나야 한다
모습이 그리운 그 이름이
무지개로 피어서는
흐르는 강물위에
거대한 성채로 남아
아득한 기억들을
무리지어 가두어 놓고
슬픈 눈물을 뿌리는데
잠못 이루고 뒤척이던 수 많은 밤
수 백채의 기와집을
지었다가 허물었던 서러움이야
잊었다해도
까마득한 벼랑끝에
부초처럼 매달리던
사연들도 잊어야 한다
슬픈 선율로 흐르는
음악을 들으며
한 소절의 시속에
이제는 잊어야 할
고단했던 오랜 사랑
그리움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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