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05.12.21 10:45

강성재 조회 수:324 추천:84

강  성재

강물속에 떨어지는 해,
잡으려다
낙엽지듯
오늘은 차라리
네 등뒤에 숨어
상처 깊은 가슴에
눈물 묻으며
그 겨울의 시린
벌판을 가고 싶다

노을은 이미 병들어
가지 끝에 매달려 있고
석양은 재너머 교회당의
뾰족한 십자가 끝에 앉아서
고단한 하루의 술잔을
넘기기도 힘겨운데
빈 손으로 다가 온 달은
빗물 처럼 속삭이듯
가라,
어서 가라

산 아래 비 오시는가
명치끝이 저리다

오늘의 일기는
해, 구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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