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사랑과 이별

2005.12.31 10:38

강성재 조회 수:351 추천:81

새색시 아미같은 초승달이
영호루 누각위에 앉아서
일찌감치 잠든 풀잎위를 비추던
그 밤,
흐르는 강물이 귀를 새우고
엿듣던 모래사장에서
그녀는 내게
사랑한다 했었다, 그리고

한해를 흘러서
만월이 둥글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별들이 하나 둘씩
강물속으로 뛰어들던 신새벽
그녀는 이제 그만 헤어지자는 말
하고 말았다
모래사장에 서럽도록 길게 드리운
그림자를 밟으며
무너져 내리던 나의 가슴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강물속에 잠기었다
돌아나온 시린 바람이
온 몸을 사정없이 때릴때
내 가슴에선 깨어진 쇳소리가 나고
붉은 피가 심장을 역류 했음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낙동강,
고요한 강물위에 쏟아 내리던
별빛이 너무도 고와서
오히려 가슴에선 비가 내리던
그 밤 이후
첫 사랑의 이별은
슬프게도 상처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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