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사랑과 이별

2005.12.31 10:38

강성재 조회 수:351 추천:81

새색시 아미같은 초승달이
영호루 누각위에 앉아서
일찌감치 잠든 풀잎위를 비추던
그 밤,
흐르는 강물이 귀를 새우고
엿듣던 모래사장에서
그녀는 내게
사랑한다 했었다, 그리고

한해를 흘러서
만월이 둥글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별들이 하나 둘씩
강물속으로 뛰어들던 신새벽
그녀는 이제 그만 헤어지자는 말
하고 말았다
모래사장에 서럽도록 길게 드리운
그림자를 밟으며
무너져 내리던 나의 가슴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강물속에 잠기었다
돌아나온 시린 바람이
온 몸을 사정없이 때릴때
내 가슴에선 깨어진 쇳소리가 나고
붉은 피가 심장을 역류 했음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낙동강,
고요한 강물위에 쏟아 내리던
별빛이 너무도 고와서
오히려 가슴에선 비가 내리던
그 밤 이후
첫 사랑의 이별은
슬프게도 상처로만 남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0 아내의 기도 제목 강성재 2013.10.16 8036
259 님이시여 이제 영원히 평안 하소서 [1] 강성재 2011.06.22 978
258 막차 [4] 강성재 2010.02.07 941
257 비망록 2010 [2] 강성재 2010.11.14 928
256 바다여 강성재 2009.10.11 922
255 빈집 5 강성재 2011.03.09 921
254 바람소리에 강성재 2011.02.18 900
253 그대앞에서 강성재 2009.10.14 899
252 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 강성재 2009.12.29 826
251 산 꼭대기 옥탑 방 강성재 2010.11.13 821
250 심산계곡에 집 한 채 짓고 강성재 2010.08.19 803
249 칼슨(Carson)의 겨울 강성재 2010.11.13 788
248 막걸리가 마시고 싶다 [2] 강성재 2012.10.11 782
247 아내 생일날 [3] 강성재 2010.06.14 773
246 봄, 또 이렇게 강성재 2011.02.18 763
245 여우비 내리던 날 [1] 강성재 2010.09.17 762
244 빈집 4 강성재 2010.10.10 733
243 인생 강성재 2010.08.21 726
242 13월의 산책 [2] 강성재 2009.12.21 724
241 수령 500년 고사목 [1] 강성재 2010.09.23 718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8.05

오늘:
0
어제:
5
전체:
48,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