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생각
2005.12.30 09:51
-가 난-
옛적에 우리
배 곯아 서럽던 시절 있었지
봉지쌀 한톨 구하러
온 동네 헤메이던 어머니
빈 손으로 들어와
눈물 몇방울 집어넣고
묽은 시레기죽 끓이다
서러운 어머니
부뚜막서 소리죽여 울면
풀죽은 육남매
밭이랑서 쑥 뜯으며 울고
그 밤에 방안에선
밤새도록 개울물 흐르는 소리 들렸다
쫄쫄 꼬르륵
꼬르륵 쫄쫄
- 빨래 -
엄동설한 매섭던 날
누부야 너랑 나랑
개울가에 빨래 갔었지
꽁꽁 얼어붙은 개울물
내가 큰 돌맹이 들어 깨고
얼음 보다 차운물
누부야 손 빨래하면
얼어서 얼어서 끝내 마비되는 손,
눈물 콧물 흘러서 고드름되고
철없는 동생 발시리다 동동 거리면
“ 니는 그만 집에 가그라 “
누부야 그 밤에
어미잃은 얌생이 처마밑서 울면
서러운 어머니
누부야 얼은 손 꼬옥 잡고
맨소리담 발라 주었지
옛적에 우리
배 곯아 서럽던 시절 있었지
봉지쌀 한톨 구하러
온 동네 헤메이던 어머니
빈 손으로 들어와
눈물 몇방울 집어넣고
묽은 시레기죽 끓이다
서러운 어머니
부뚜막서 소리죽여 울면
풀죽은 육남매
밭이랑서 쑥 뜯으며 울고
그 밤에 방안에선
밤새도록 개울물 흐르는 소리 들렸다
쫄쫄 꼬르륵
꼬르륵 쫄쫄
- 빨래 -
엄동설한 매섭던 날
누부야 너랑 나랑
개울가에 빨래 갔었지
꽁꽁 얼어붙은 개울물
내가 큰 돌맹이 들어 깨고
얼음 보다 차운물
누부야 손 빨래하면
얼어서 얼어서 끝내 마비되는 손,
눈물 콧물 흘러서 고드름되고
철없는 동생 발시리다 동동 거리면
“ 니는 그만 집에 가그라 “
누부야 그 밤에
어미잃은 얌생이 처마밑서 울면
서러운 어머니
누부야 얼은 손 꼬옥 잡고
맨소리담 발라 주었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 | 늦 가을 | 강성재 | 2005.12.07 | 323 |
19 | 태평양을 건너서 | 강성재 | 2006.05.27 | 318 |
18 | 봄날밤의 눈 | 강성재 | 2006.03.11 | 318 |
17 | 그 해의 겨울 | 강성재 | 2005.12.22 | 317 |
16 | 아버지 | 강성재 | 2006.03.11 | 312 |
15 | 작은 소망 [1] | 강성재 | 2005.12.21 | 307 |
14 | 상실의 계절 | 강성재 | 2005.12.21 | 306 |
13 | 망각 | 강성재 | 2005.12.07 | 302 |
12 | 촛 불 | 강성재 | 2006.01.17 | 302 |
11 | 콜롬비아 강 | 강성재 | 2006.01.11 | 298 |
10 | 풍경화 | 강성재 | 2006.02.04 | 296 |
9 | 내 삶의 기억 | 강성재 | 2006.01.09 | 293 |
8 | 나는 | 강성재 | 2006.01.11 | 292 |
7 | 노숙자 - 미국 - | 강성재 | 2006.01.09 | 292 |
6 | 방 황 | 강성재 | 2005.12.28 | 291 |
5 | 미련 | 강성재 | 2006.01.17 | 289 |
4 | 딸에게 | 강성재 | 2006.02.10 | 277 |
3 | 새벽을 열며 | 강성재 | 2006.03.19 | 274 |
2 | 20년의 동행 | 강성재 | 2006.01.11 | 262 |
1 | 부끄러워,부끄러워,너무도 부끄러워 | 강성재 | 2014.05.01 | 256 |
그 옛날, 없이 살던 시절, 특히 안동의 겨울은 더 추웠을것입니다. 추운 겨울날 누나가 빨레 하면서 꽁꽁 언 손을 호호 부는 모습을 보는것 같은 글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