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2006.01.03 08:42

강성재 조회 수:324 추천:57

어머니 낡은 치마자락 속을
헤집고 지나는 바람
검게 그을은 속살 사이로
뗏국물 흐르는
오랜 상처

바람이야 원래
불어 가는 것인데
그 풍상을 못 이긴
아물지 못하는 상처의 흔적들이
치맛자락 여민다고
감출 수 있는건 아니지

꿈을 꾼 걸까
내 아인 벌써 다 자랐고
나는 이미 늙어버린 아버지
발 뒤꿈치 밟고 서서
강 건너 양지바른 언덕
하얀 무덤가를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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