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속에서

2006.02.10 10:37

강성재 조회 수:352 추천:45

춤을 추고
북을 치며
시작은 장대하고 아름다워라

젊은날의 소망은
세월속에 흔적 없고
깊이도 모르는 수렁에 빠져
소중한 꿈
잃어 버리고
잊어 버리고

벼랑끝 고목 하나
큰 바람에 흔들려도
마지막 잎새 하나
끝내는 버티어 있다

늪속을 허우적 거리던 자아는
흔들리는 잎새 품어 안고
눈보라에 싸이고
비바람에 씻기며
통곡 같은 신음을 뱉어내다
종내는 잃어 버린것이
무엇인지조차 잊어 버리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삭막한 사막 한복판에서
불춤을 추는
미친 광대의 흉내를 내고 있다

진흙탕 구덩이를 헤매다
찢어진 군화발 같은 모습으로 돌아다보면
황량한 겨울 벌판
불 꺼진 창을 뚫고
소용돌이치는 상처는 남아서
나는 어디쯤에서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가

숱한 군상들의 틈에 섞여
미친듯이 맴을 돌다
질갱이처럼
질기디질긴 세월 속에
가는지 오는지
다만 소망의 끝자락 하나만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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