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봄날
2006.03.21 12:40
아지랑이 졸리운듯
비틀거리는 한 나절
하도 맑아 눈이 시린 하늘을 보다
움트고 솟아 오르는
생명의 숨 소리에
벅차 오르는 눈물 짓는다
뜨락의 튜울립
홀로 피어 외로운가
머지않아 백합 향기 날아다니고
하얀 목련 마져 흐드러지면
사랑과 의지로 피어나는 가지 마다엔
파란 생명의 샘 솟으리
고요히 기도하고
넉넉한 흙의 사랑으로 뿌리 내리라
햇살이 잎새를 흔들어 깨우면
깨어나 앉으라
짙은 향기 무시로 꽃잎에 띄우고
벌 나비도 소리쳐 불러
맑은 날 쏟아지는 소나기 처럼
네 자랑스런 의지를 불 태워 보라
창 밖엔 아직
꽃샘 바람 차가워도
파란 생명의 빛깔을
땅위에 펼쳐 놓고
황급히 도망치는 차가운 바람 마져도
손 흔들어 이별 해 주는
이른 봄날
들녘의 민들레는 아직 피지 않아도
나는 이미 봄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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