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의 이별

2006.11.04 12:56

강성재 조회 수:417 추천:91

품어 안고 싶은 마음
산하나 가득해서
저무는 가을산 골짜기서
찬비에 젖습니다

품으려니 버겁고
버리려니 안타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산속을 걷습니다

나무사이 풀잎사이
구르는 빗줄기
온몸으로  내받으며
어둠짙은 산속을 헤매는 동안

다람쥐 겨울 양식 숨겨놓은
꿀밤나무 언저리에
퇴락한 나무잎
줄기째 쌓여가고

붉은잎 옷을 벗는
깊은 산속 언덕밑을
가을비에 내가 젖어
하늘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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