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줍기
2006.11.05 12:05
흙먼지 바쁘게 일구다 간
사람들의 뒤뜰에서
조금은 낯익은 흔적들을 줍는다
이미 한줌 흙으로 썩었거나
곰팡이 앉은 찌꺼기
긁어 모아 다시 뿌려도
발아되지 않는 부스러기들
낮게 가라앉은 햇살에
마지막 남은 이삭들을
주워 올린다
쉰 몇해의 세월을 창밖에 쌓아두고
또 하나의 가을을 걷어 올리는 저녁
내안 단속하듯
내밖을 넘보지만
좀처럼 바람은 멈추지 않고
얼어붙은 일상이
내 앞을 가려줄
바람막인 되지 못했다
아무리 서둘러도
소리만 요란 할뿐
바쁘게 가야 할 길도 아닌데
걸음만 초조하고
허리 휘도록
버려진 이삭 걷어 올려도
나는 언제나 가난하다.
사람들의 뒤뜰에서
조금은 낯익은 흔적들을 줍는다
이미 한줌 흙으로 썩었거나
곰팡이 앉은 찌꺼기
긁어 모아 다시 뿌려도
발아되지 않는 부스러기들
낮게 가라앉은 햇살에
마지막 남은 이삭들을
주워 올린다
쉰 몇해의 세월을 창밖에 쌓아두고
또 하나의 가을을 걷어 올리는 저녁
내안 단속하듯
내밖을 넘보지만
좀처럼 바람은 멈추지 않고
얼어붙은 일상이
내 앞을 가려줄
바람막인 되지 못했다
아무리 서둘러도
소리만 요란 할뿐
바쁘게 가야 할 길도 아닌데
걸음만 초조하고
허리 휘도록
버려진 이삭 걷어 올려도
나는 언제나 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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