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놓지 못하는 손

2006.11.29 09:29

강성재 조회 수:388 추천:97

어머니는 늘 강인하고 곧은 모습만 보여 주셨다
언제 어디서고 단아한 모습으로
천주님께 기도 드리던 어머니는 경이로웠고
나는 그런 어머니의 눈물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십여년만에 다시 뵙는 어머니의 등은
나 어릴적 놀던 뒷산의
굽은 소나무를 닮아 있다
지팡이에 기대지 않으면
걸음마져 옮길 수 없고
바람 불면 날아 갈것 같은 조그만 체구
어이하여 저리도 늙으셨는가
무심했던 마음 구석 구석이
바늘처럼 찌른다

만남은 짧고 이별은 길다
또다시 당신을 두고
돌아가야 하는 무심한 발길을  
말없이 다가와 덥썩 잡는 손
아프다
너무도 아파서 눈을 마주 할수 없다
파르르 떨리도록 굳게 잡은 손
내일을 알수 없는 어머니의 그 손을
나는 차마 놓을 수 없다
이 손 놓으면 당신 생전엔
다시 만나기 힘들것이란 예감을
어머니와 나는
이심전심으로 하고 있다
갑자기 손등위에 떨어진
어머니 눈물 한방울
흐르지도 못하고 그대로 고인다
어머니의 메마른 손이 떨린다
어머니 죄송 합니다
내 젖은 눈은
간절히 말하고 있다
이제 그만 가거라 잘 살고
그 한마디 하시기가
그렇게도 힘드셨나 보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휘어진 등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나는 차마 발길을 옮기지 못한다
어여 가거라 어여 어여
마지막 말씀은
그대로 울음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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