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

2006.12.19 08:53

강성재 조회 수:360 추천:83

언제나 배 고프고
먹을것 귀하던 시절
이웃이 만나면
인사가 밥 먹었나 였다

밥상머리에 앉으면
아배 어매는 언제나
힘 쓰는데는 밥심이 제일이니라
많이 많이 먹어라

힘 쓰는데 제일이라는 밥심
찬물에 보리밥 한덩이
덥썩 말아서
풋고추 된장 찍어
우적 우적 씹어 먹으면
그 맛이 꿀맛이고
기름진 고기 한번
제대로 먹은적 없어도
힘만 잘 썼다

치즈 버터 빵
아무리 먹어도
금새 허전하고
두끼만 연달아 먹으면
딸꾹질이 난다
세상일 다 놓아버린
치매 노인도
미국생활 몇십년째인
무늬만 한국인인 사람도
밥은 끔찍하게  찾는다

진수성찬 아니라도
밥 한그릇에 담긴 밥심
목젖 터져 나가도록
밥숫갈 떠 넣을때의 포만감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었다

오늘날 내가 그나마도
건강하게 사는건
순전히 밥심 때문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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