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보리밥
2007.01.29 10:02
하루해 너무 길던
어느해 늦은 봄
꽁보리밥 한그릇에
주린 배 체우던 날
밥주발 안에서
푸득푸득 날아 다니던
허기의 냄새를 끄집어낸다
살빠진 볼우물 마다
잦아들던 숨소리
피기도 전에 시들던 아이들과
저마다 꺾어진 청춘 하나쯤 지게에 지고
오랜 가믐에 쭉정이만 남은
보리 이랑에 앉아
허수아비가 되던 아제들의
휘어진 등을 기억 해 낸다
하얀 이밥에
연한 고기만 먹던 입에
뭉쿨한 꽁보리밥 한덩이 비빈다
치즈 버터 챙기던 손에
까칠한 세월 한덩이 얹어본다
어미 빈 젖꼭지 물고 숨넘어 가던
아이들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잔인한 허기를 잊은
보리밥은 고소하다
시커먼 보리밥 한덩이에
시큼한 김치 한사발
그 험한 고개 넘으면서도
가난은 부끄럽지 않았고
가슴은 따뜻했다
식구끼리 도란도란
꽁보리밥 한그릇
그 순수의 정이 그리운 요즘
윤기 흐르는 식탁이 부끄러워 지는건
무슨 까닭인가
어느해 늦은 봄
꽁보리밥 한그릇에
주린 배 체우던 날
밥주발 안에서
푸득푸득 날아 다니던
허기의 냄새를 끄집어낸다
살빠진 볼우물 마다
잦아들던 숨소리
피기도 전에 시들던 아이들과
저마다 꺾어진 청춘 하나쯤 지게에 지고
오랜 가믐에 쭉정이만 남은
보리 이랑에 앉아
허수아비가 되던 아제들의
휘어진 등을 기억 해 낸다
하얀 이밥에
연한 고기만 먹던 입에
뭉쿨한 꽁보리밥 한덩이 비빈다
치즈 버터 챙기던 손에
까칠한 세월 한덩이 얹어본다
어미 빈 젖꼭지 물고 숨넘어 가던
아이들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잔인한 허기를 잊은
보리밥은 고소하다
시커먼 보리밥 한덩이에
시큼한 김치 한사발
그 험한 고개 넘으면서도
가난은 부끄럽지 않았고
가슴은 따뜻했다
식구끼리 도란도란
꽁보리밥 한그릇
그 순수의 정이 그리운 요즘
윤기 흐르는 식탁이 부끄러워 지는건
무슨 까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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