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2007.05.12 09:05

강성재 조회 수:538 추천:109

산 갈라진 틈
낮으막한 마을과
올망졸망 들을 지나
퇴계와 서애선생의 본향을 거쳐
민초의 눈물이
구비구비 흘러가는 강

영호루 누각 아래
내 고향 사람들이 여태도
고만 고만 살아 가는 곳
가난한 논과 밭을 밟으며
마른 풀잎에 숨 들이밀면
등시린 바람
문득 멈추어 서고
피보다 진한 가슴을 열어 주던 강

강도 오래 흐르면
더러는 부끄러운 속살을
보이기도 하는데
거기 사는 아재 아지매들
걸쭉한 사투리에
호탕한 웃음 나누며
푸른 볏잎에 기대어
가난을 부끄럽지 않게 살아 가는 곳

맑은물에 발 담그면
가슴안에 작은 모래알이 흐르고
풀잎에 고인 이슬방울 모아
마른 논에 물고랑을 만들며
도란도란
가만가만
따뜻한 가슴들이 숨을 쉬는  땅
영호루 지붕끝에 달빛 하나 걸리고
눈이 부신 잔물결 그대로
해맑은 인정이 살가운
그대,
그리운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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