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공동묘지

2007.05.12 11:03

강성재 조회 수:412 추천:108

누군가의 혼불이 내
발목을 잡고 울고 있다
사랑했던 모두를 버리고
숨어버린 저들의 영혼이
시린 아픔으로 울고 있는것인가

내가 사랑한 모든 이들은
무덤속에 고요하고
내가 미워했던 모든 이들 마져
어둠속에 누워
빗속에 젖었으니
이 세상 어디에
나를 위해 울어줄 사람 하나
있을 것인가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 많은 주검중에 내가 아는 이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저들을 위해 울어 주거나 슬퍼 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슬퍼 하는 까닭은
어느 외진 무덤앞에 비에 젖어 울고 있는
내 영혼을 내가 보았기 때문 입니다

무덤 가득히 흐르는 빗줄기
후미진 모퉁이에 홀로 앉은 내가
아프게 울고 있다
영혼이 외로울 땐
비오는 밤이 서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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