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오년, 그후
2007.06.21 11:18
문 살짝 밀었는데
사십오년,
묵은 먼지가
우루루 쏟아진다
너의 옛집
이번에 한번 휘— 둘러보니
늙은 감나무 두어 그루
뒤뚱거리고 서 있더라만
나는 잊지 못한다
감꽃 목거리 만들어
너의 목에 걸어주면
까르륵 까르륵
해맑게 웃어주던
내 생애 가장 맑았던 그 때를
학교 가는 뚝방길
너와 나의 꼬리연이
하늘에서 어우러지고
우리는 하늘만 바라보며
꼬리연 좇아 가다
논두렁에 빠져서도
마주 보며 깔깔거리던
내 생애 절정이었던,
그만큼의 행복했던 날들을
뒷산 매봉을 물들인
철죽꽃 한아름 꺽어들고
얼굴이 빠알갛게 익어 돌아 오던 날
풍문도 없이 모두가 떠나버린
너의 빈집엔
꼬리연 하나 감나무 가지끝에
대롱거리고
나는 너의집 싸리문에 매달려
해 기울어지던
내 생애 가장 슬펐던 그 때를
새벽잠 설치며
행여나,
너를 기다리던
그만큼의 세월이
늙은 감나무 가지끝에
대롱대롱 열려 있는 지금
너를 생각하면
그리움도 등급이 있지싶다
사십오년,
묵은 먼지가
우루루 쏟아진다
너의 옛집
이번에 한번 휘— 둘러보니
늙은 감나무 두어 그루
뒤뚱거리고 서 있더라만
나는 잊지 못한다
감꽃 목거리 만들어
너의 목에 걸어주면
까르륵 까르륵
해맑게 웃어주던
내 생애 가장 맑았던 그 때를
학교 가는 뚝방길
너와 나의 꼬리연이
하늘에서 어우러지고
우리는 하늘만 바라보며
꼬리연 좇아 가다
논두렁에 빠져서도
마주 보며 깔깔거리던
내 생애 절정이었던,
그만큼의 행복했던 날들을
뒷산 매봉을 물들인
철죽꽃 한아름 꺽어들고
얼굴이 빠알갛게 익어 돌아 오던 날
풍문도 없이 모두가 떠나버린
너의 빈집엔
꼬리연 하나 감나무 가지끝에
대롱거리고
나는 너의집 싸리문에 매달려
해 기울어지던
내 생애 가장 슬펐던 그 때를
새벽잠 설치며
행여나,
너를 기다리던
그만큼의 세월이
늙은 감나무 가지끝에
대롱대롱 열려 있는 지금
너를 생각하면
그리움도 등급이 있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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