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안실

2007.06.21 11:19

강성재 조회 수:432 추천:116

당신의 집은 빈 집이다

평생을 일구어 온 것들을
모두 빼앗기고
한벌의 수의만을 걸친채
누워 있는 싸늘한 방
이렇게 누워서야
무거운 짐을 벗은 당신은
당신의 옛친구들이 피운
향불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쌍피를 먹을까 광을 먹을까
핏발선 눈을 번득이는
당신의 옛 친구들
그들은 당신의 싸늘한
주검 앞에서도
킬킬거리며
눈에 핏발을 세우고 있다
종내 당신은
그들이 버리는
흑싸리 껍데기 보다도 더
가벼운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잊혀질 것이다
이 광란의 도시에서
당신의 평생을 괴이한
모습으로 바꿔버리는
참담한 풍경

당신이 가진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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