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안실

2007.06.21 11:19

강성재 조회 수:432 추천:116

당신의 집은 빈 집이다

평생을 일구어 온 것들을
모두 빼앗기고
한벌의 수의만을 걸친채
누워 있는 싸늘한 방
이렇게 누워서야
무거운 짐을 벗은 당신은
당신의 옛친구들이 피운
향불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쌍피를 먹을까 광을 먹을까
핏발선 눈을 번득이는
당신의 옛 친구들
그들은 당신의 싸늘한
주검 앞에서도
킬킬거리며
눈에 핏발을 세우고 있다
종내 당신은
그들이 버리는
흑싸리 껍데기 보다도 더
가벼운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잊혀질 것이다
이 광란의 도시에서
당신의 평생을 괴이한
모습으로 바꿔버리는
참담한 풍경

당신이 가진것은
아무것도 없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0 어떤 빛 [2] 강성재 2007.08.21 450
» 어떤 영안실 강성재 2007.06.21 432
118 감자 강성재 2007.06.07 463
117 사십오년, 그후 강성재 2007.06.21 514
116 성묘 강성재 2007.06.07 491
115 귀로 강성재 2007.09.04 385
114 비 오는 날의 공동묘지 강성재 2007.05.12 412
113 낙동강 강성재 2007.05.12 538
112 착각 [1] 강성재 2007.03.13 454
111 산마을 새벽 강성재 2007.03.13 453
110 바람 이야기 (2) [2] 강성재 2007.03.09 449
109 아무도 살지 않는 집 강성재 2007.03.09 446
108 음악을 들으며 [2] 강성재 2007.03.02 490
107 흔들림 강성재 2007.03.01 478
106 대략 난감 강성재 2007.03.01 399
105 단잠 강성재 2007.02.28 388
104 아름드리 소나무 [2] 강성재 2007.02.28 435
103 바람이야기 ( 1 ) 강성재 2007.02.23 433
102 호수는 새를 사랑하지 않는다 강성재 2007.02.10 413
101 내 마음에 뜬 달 강성재 2007.02.10 430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8.05

오늘:
0
어제:
0
전체:
48,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