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2007.09.22 13:49

강성재 조회 수:329 추천:83

까마득한 가지 끝
허공에 매달린 홍시 몇개
그를 얻기 위해
긴 장대 두개를 이어서 엮었다
대나무 소쿠리도 받쳐 들고
바람없이 잔잔한 날
장대 끝에 홍시를 걸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장대 끝에 매달린 붉은 산
쳐다 보는 머리위에 “턱” 하고 하나
소쿠리 든 팔뚝 위에 “턱”하고 또 하나
폭죽을 터트린다
붉은 죽이 온 몸에 가득

홍시는 터지기 위해
가지 끝에 달려 있다
그러나 어떤것도
만만하게 얻어지지 않는다
장대끝을 불태우고
온 몸에 폭죽을 터트린
맹렬한 추락
새상에 어느것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

가지끝의 홍시는 까치밥이다
미물과도 함께 나누어 먹는
삶의 지혜를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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