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죽이고 있는 남자
2007.10.02 11:20
꾸루룩 꾸루룩 야생 칠면조 한무리가
뒤쳐진 제 일행들을 부르며
뒤돌아 볼 때
순간 나의 모습이
저들의 뒤를 따르는
칠면조 같기도 하고
추수 끝난 허허한 들판의
버려진 낟알 같기도 해
쓸쓸하다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만
간신히 버티고 매달린
조막손 사과 한알이거나
나이를 훔쳐 가는
시계 바늘이거나
하루를 배불리 체우는 것 만으로
달리 도리가 없음을
깨닫기는 했어도
사는게 그닥 재미스럽고
신명 나는 것은 아니라서
하루종일 하품만 하는
이제는 조금 철이 든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그런
우수꽝스런 모습으로
걸어 가는 남자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0 | 어미잃은 아기사슴의 절망 | 강성재 | 2008.07.08 | 369 |
59 | 어느 노숙자의 주검 | 강성재 | 2006.12.16 | 369 |
58 |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 | 강성재 | 2007.09.27 | 367 |
57 | 산중시선 | 강성재 | 2005.12.12 | 367 |
56 | 멀티노마 폭포 | 강성재 | 2006.11.04 | 365 |
55 | 외 등 | 강성재 | 2006.06.03 | 365 |
54 | 창밖을 보면 | 강성재 | 2005.12.08 | 364 |
53 | 삼겹살 굽던 날 | 강성재 | 2007.01.01 | 361 |
52 | 겨울 풍경 | 강성재 | 2005.12.22 | 361 |
51 | 밥심 | 강성재 | 2006.12.19 | 360 |
50 | 친구야 | 강성재 | 2006.03.21 | 360 |
49 | 산속의 아침 | 강성재 | 2006.01.03 | 359 |
48 | 내안의 당신 | 강성재 | 2006.03.11 | 358 |
47 | 청각 장애 | 강성재 | 2007.09.14 | 357 |
46 | 눈산 | 강성재 | 2006.03.19 | 356 |
45 | 폭설 | 강성재 | 2006.12.11 | 355 |
44 | 눈 오시는 날 | 강성재 | 2006.01.17 | 355 |
43 | Mt.Hood 가는 길 | 강성재 | 2007.10.02 | 354 |
42 | 향수 | 강성재 | 2006.02.10 | 354 |
» |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남자 | 강성재 | 2007.10.02 | 353 |